Jumpgate Evolution 에 대한 기대










MMORPG 는 탄생하는 그 시점부터 중세 판타지 - 특히 용이 날아다니고 마법이 난무하는 톨킨 스타일(?)의 세계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당시에는 시간이 지나면 보다 다양한 세계관을 베이스로 하는 새로운 게임들이 출시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생각은 쓸데 없는 공상 비스무레한 것이 되고 말았다. 몇 가지 원인이 있지만, 최근 몇 년을 생각해 보면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World of Warcraft 다. WoW 의 어마어마한 성공으로 인해, 이제 웬만한 게임 개발사들은 너도나도 WoW 의 me-too 게임 제작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진리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이단아는 존재한다' 는 것이다. 더욱이 MMORPG 의 이단아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있으니 바로 EVE Online 이다. EVE Online 은 출시될 당시부터 상당한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전세계의 사람들이 단 하나의 서버에 동시 접속하고, 그 서버 안에 담긴 실제 은하계 스케일의 우주를 누빈다. 유저에게 '자유도' 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유저들 스스로가 역사를 만들어 가는, MMO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인 'User-driven' 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 경제 시스템의 경우 현존하는 그 어떤 게임도 다다를 수 없는 수준에 올라 있다. 이 게임이 2003 년에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가히 경악스러운 일이다. mmorpg.com 에서 3년 연속으로 WoW 를 제치고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초반 장벽과 한 번 죽었다 하면 의욕 상실 직전 상태까지 몰리는 하드코어함, 그리고 현대인들의 사고를 그대로 반영하는 살벌한 유저 커뮤니티 (해적, 퍽치기, 코퍼레이션 내에서의 규율 등) 등의 특성 때문에 EVE Online 은 작품성은 높지만 대중성은 떨어지는 게임으로 취급받게 된다.

하지만, 만약 이 우주적인 스케일과 심오함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대중성을 적절하게 보완할 수 있다면? NetDevil 에서 개발 중인 Jumpgate Evolution 은 그러한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Jumpgate Evolution 은 EVE Online 과는 적지 않은 부분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각각의 유저들의 자신의 함선을 Wing Commander 나 Star Wars: TIE Fighter 처럼 직접 컨트롤한다는 것이다. 유저가 운용할 수 있는 우주선 대부분이 작고 빠른 파이터 급이기 때문에 전투의 주된 양상은 거대한 규모의 도그파이팅으로 진행된다. 다들 Freelancer 등의 게임을 통해 이미 경험해 본 것이지만, 이게 MMO 급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택티컬이 아닌 액션 슈팅에 가까운 만큼, 인터페이스 면에서도 스프레드시트를 펼쳐놓은 것 같은 복잡다단한 형태가 아닌 상당히 심플하고 조작하기 쉬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얼마 전에 공개된 플레이 영상을 보면 일반적인 MMORPG 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인터페이스와 조작 체계를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PvP 와 PvE 를 명확히 구분짓고 PvP 의 경우 깃발뺏기 (Capture the Flag) 등의 추가적인 게임 타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EVE Online 이 별도의 PvP 용 지역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어디든 전장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둔 것에 비한다면 상당한 차이이자 대중적인 방식의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MMO 게임과 같은 레벨링 시스템, 유저의 자유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제약 등 게임 내의 복잡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보인다.

이는 이 게임의 개발진이 고작 5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Jumpgate Evolution 개발진은 직접적인 개발 업무가 아닌 세금 계산이나 계약 등의 사무적인 처리는 모두 아웃소싱해 버리고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최소화하는 등의 파격적인 방법을 통해 개발 인원을 극도로 축소시킬 수 있었다. 개발진의 이러한 성향이 게임 내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개발 인력이나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게임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복잡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스템을 심플한 형태로 제작 /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Jumpgate Evolution 은 WoW 클론들로 가득한 천편일률적인 MMORPG 의 세계에서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성공 여부를 떠나 이런 이단아가 하나 더 등장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고, 그래서 기대가 된다.


─ 참고: [GDC2008: 「Jumpgate Evolution」의 Netdevil식 MMO 개발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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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커피 | 2008/08/28 03:43 | int life = GAM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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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즈데드 at 2008/08/28 06:36
Postapocalypse를 바탕으로 한 MMORPG (예를 들자면 Wasteland, Fallout)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ㅋ
Commented by 마이커피 at 2008/08/28 13:53
네, 정말 폴아웃 온라인 같은 것도 꽤 괜찮을 거 같은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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