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6일
EVE Online 의 경제 시스템
지금까지의 MMO 게임 기획에 있어 '경제' 라는 개념은 거의 무시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경제라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큰 재미나 동기를 부여할 만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 게다가 제대로 된 경제 시스템이란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실로 엄청난 도전이고, 설령 구현을 했다고 하더라도 돈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컨트롤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운영이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MMO 게임의 지향점이 단순히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게임' 이 아닌 거대한 하나의 '사회' 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이 목표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경제' 는 필수적으로 구현되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현존하는 MMO 게임 중 가장 깊이 있는 '경제' 를 구현하고 있는 EVE Online 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해 6월, EVE Online 의 개발사인 CCP 는 경제학자인 Eyjólfur "Eyjo" Guðmundsson 박사를 정직원으로 영입했다. 게임 개발/운영을 위해 경제학자를 채용한 것은 당시로서는 (그리고 최근까지도)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이는 너무나도 복잡미묘한 EVE 의 경제 시스템을 보다 전문적이고 넓은 관점에서 파악 ·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그는 게임 내의 가격 트렌드나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지표를 연구하여 매 분기마다 경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다른 교육 기관과 공동으로 EVE 의 가상 경제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EVE Online 에서의 돈의 흐름은 여타의 MMO 게임들에 비해, 심지어는 그 유명한 Second Life 나 Entropia Universe 보다도 훨씬 현실에 가깝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EVE 의 경제가 거의 완전한 'Player-Driven' - 즉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경제적 주체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EVE 의 경제에는 운영진이 관여하지 않는다. 실제로 각 지역의 물가는 특정한 값으로 미리 매겨진 것이 아닌, 지리적 위치나 플레이어들의 활동 등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이다. 또한 광물을 캐내거나 청사진을 통해 직접 함선 등을 만들어 매매하거나 혹은 아이템을 사고 파는 등의 경제적 활동들 모두가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며, 이러한 모든 행위는 EVE 내의 여러 장치들에 의해 유희적 요소로써 장려되고 동시에 선순환된다. 덕분에 플레이어들의 단순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이만큼의 복잡성과 체계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MMO 게임, 나아가 인간이 참여하는 모든 커뮤니티 시스템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그것이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러한 행동 또는 결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EVE Online 의 성공적인 경제 시스템 구현은 이러한 두 가지 '간단해 보이지만 극히 어려운' 조건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게임 프로듀서는 물론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기획자들도 한 번쯤 눈여겨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난 해 6월, EVE Online 의 개발사인 CCP 는 경제학자인 Eyjólfur "Eyjo" Guðmundsson 박사를 정직원으로 영입했다. 게임 개발/운영을 위해 경제학자를 채용한 것은 당시로서는 (그리고 최근까지도)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이는 너무나도 복잡미묘한 EVE 의 경제 시스템을 보다 전문적이고 넓은 관점에서 파악 ·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그는 게임 내의 가격 트렌드나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적 지표를 연구하여 매 분기마다 경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다른 교육 기관과 공동으로 EVE 의 가상 경제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EVE Online 에서의 돈의 흐름은 여타의 MMO 게임들에 비해, 심지어는 그 유명한 Second Life 나 Entropia Universe 보다도 훨씬 현실에 가깝다.
↑ 지난 2월 공개된 Quaterly Economic Newsletter, 4th quarter 2007
이것은 근본적으로 EVE 의 경제가 거의 완전한 'Player-Driven' - 즉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경제적 주체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EVE 의 경제에는 운영진이 관여하지 않는다. 실제로 각 지역의 물가는 특정한 값으로 미리 매겨진 것이 아닌, 지리적 위치나 플레이어들의 활동 등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이다. 또한 광물을 캐내거나 청사진을 통해 직접 함선 등을 만들어 매매하거나 혹은 아이템을 사고 파는 등의 경제적 활동들 모두가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며, 이러한 모든 행위는 EVE 내의 여러 장치들에 의해 유희적 요소로써 장려되고 동시에 선순환된다. 덕분에 플레이어들의 단순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이만큼의 복잡성과 체계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MMO 게임, 나아가 인간이 참여하는 모든 커뮤니티 시스템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그것이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러한 행동 또는 결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EVE Online 의 성공적인 경제 시스템 구현은 이러한 두 가지 '간단해 보이지만 극히 어려운' 조건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게임 프로듀서는 물론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기획자들도 한 번쯤 눈여겨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 by | 2008/08/06 11:42 | int life = GAME;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