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MDR-EX90


오늘 용산에 들렀다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Sony 의 MDR-EX90 을 사 왔다. 일본 내에서 모니터링 용도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MDR-CD900ST 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이 이어폰은, 하지만 모니터링과는 거리가 있는 사운드로 인해 적지 않은 사용자들로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듣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전에 들었을 때도 그렇고, 직접 사서 귀에 꽂고 있는 지금도 그렇지만, 이 이어폰이 왜 그만큼 욕을 먹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비평을 들을 만한 근거 자체는 이해가 간다. 모니터링 헤드폰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주제에 EX90 의 음 특성은 약간 '돈샤리 (쉽게 말해 V 자형 음색)' 의 냄새가 나며 특히 고역대는 고막을 이쑤시개 끝으로 긁을락 말락하는 것 같다. MDR-E888 에 비해 약간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것도 약간 거슬린다. 게다가 생긴 것에 비해 저역대의 살집이 부족하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음악이 가볍게 붕 떠 버리고 만다. 타격감도 썩 좋지 않아 락/메틀 등을 제대로 울리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레벨 이상 되는 커널형 (In-ear) 이어폰들과의 비교다. 소위 커널의 입문용 정도로 취급받는 (그리고 나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 UM1 같은 이어폰과 비교를 해 봐도 EX90 은 그리 크게 비난받을 만한 구석이 없다. 공간감의 경우 동급, 아니 더 상급의 커널과 비교해도 우수하고, 답답한 느낌도 들지 않고, 어두운 음색임에도 음의 선들이 크게 묻히지 않는다 (하지만 좀 뭉치기는 한다). 착용감 면에서도 일반적인 소니의 커널형 이어폰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편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면에서 오버하지 않고 안정적인 소리를 내 준다는 점은, 혹자는 개성이 없다고 욕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7만원대의 이어폰으로서는 가지기가 쉽지 않은 미덕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이어폰을 추천해 달라고 할 때마다 EX90 을 꼭 언급한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물론 일반 사람들은 이 정도 가격도 꽤 비싸게 받아들이긴 한다) 내구력도 좋아서 편하게 쓸 수 있고, 디자인도 괜찮고, 가격만큼의 사운드를 내 준다. 더 이상의 무언가를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싶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마이커피 | 2008/07/27 23:54 | White Letter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mycoffee.egloos.com/tb/19956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